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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성태] 부천영화제의 선택 '남산시인 살인사건'·'기름도둑', ·김혜수
작성자 : 관리자2019-06-03 11:20



아시아를 대표하는 판타스틱 영화제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올해 상영작들을 소개하며 그 베일을 벗었다.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측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사랑과 환상 모험을 주제로 한 총 49개국 288편의 영화를 선보일 것이라 밝혔다. 이날 이 자리에는 정지영 조직위원장을 비롯해 신철 집행위원장, 배장수·조양일 부집행위원장, 김영덕·김봉석·모은영 프로그래머 및 B.I.G와 VR의 남종석·김종민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부천영화제는 올해도 새로운 세계관과 독특한 스타일, 장르 문법의 실험과 진보를 보여주는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걸작 로봇 영화들을 시대별로 선정한 로봇 특별전과 고질라-기메라 등 괴수영화 특별전 역시 이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이다.

 

이날 공개된 트레일러는 공식심볼인 환상세포(Cell of Fantasy)를 내세우며 강렬한 비주얼로 생명의 탄생과 소멸을 표현하였다. 가능성을 품고 분화 중인 환상세포를 통해 늘 새로운 감성과 에너지를 지향하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의 정신을 보여줬다. 올해 공식 포스터에는 우주선과 유니콘이 부천시를 점령하는 모습을 담았다. 이는 올해 영화제의 주제라 할 수 있는 SF 장르를 표현한 것으로,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유튜브 등 플랫폼 변화에 따라 영화 발전해야"

 

신철 집행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기생충>으로 제7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과의 인연을 언급하며 "이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과거 100년의 회고가 아닌 미래 100년을 위한 준비가 될 것"이라는 뜻을 전했다. 기술의 변화를 통한 영화의 내용과 형식의 발전을 언급한 신철 집행위원장은 유튜브, 애플 등을 통한 플랫폼의 변화에 따라 영화가 발전해야 된다고도 강조했다.

 

영화제측은 이번 부천판타스틱영화제를 통해 한국영화계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를 길러내는 건 물론 부천시가 지향하는 문화산업도시로의 발전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이들은 또 칸영화제 판타스틱7 마켓으로 선정된 사실을 강조하며 미래 영화 플랫폼이라 할 수 있는 VR 상영과 전시가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영화를 이끌어갈 인재 100명을 선정하고 이들을 지원할 프로젝트를 가동, 문화산업을 이끌어갈 계획이라고 한다.      



이번 영화제 개막작으로는 멕시코 감독 에드가 니토 감독의 장편데뷔작 <기름도둑>이 선정되었다. <기름도둑>은 멕시코 가난한 마을의 소년이 겪게 되는 비극적인 이야기를 남미의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에드가 니토 감독은 제2의 알폰소 쿠아론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물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지향하는 '새로운 발굴'에 어울리는 대상자기도 하다.

      

폐막작으로는 고명성 감독의 <남산 시인 살인사건>이 선정되었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3년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명동 다방에 모인 문인들이 한 시인의 살인사건을 두고 범인을 추리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고명성 감독은 "추리의 과정 속에서 한국 근대사에 담긴 아픔을 담아내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고 감독은 "한국 근대사의 이데올로기적인 대립의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다가, 일제 강점기를 지나 한국 전쟁 때 제대로 청산되지 못한 과거에 있다고 생각했다. 이를 영화적인 형태로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라며 "이 영화가 잊고 있었던 과거를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강조했다. 


폐막작으로 선정된 것에 대해 그는 "훌륭한 영화제에 영화를 소개하게 되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한된 공간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에 대해 고 감독은 "사실은 예산적인 면이 컸다. 고전영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는데 <12인의 성난 사람들>처럼 한 공간에서 인물들이 겪는 갈등을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겠다는 힌트를 얻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남산 시인 살인사건>의 주연을 맡은 배우 허성태는 "전 스태프와 배우들이 뜻을 담아 열심히 만든 영화다. (폐막작으로) 선정되어서 감개무량하다"고 답하였다. 촬영 중 에피소드를 묻는 질문에 허 배우는 "김상경 선배님을 처음 만났는데 말이 없고 진중하실 줄 알았는데 말이 정말 많으시더라"라며 "촬영이 끝나고도 계속 선배님이 생각나 우리들끼리 '상경앓이'라는 단어를 만들었다"라고 촬영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배우 한지연은 "촬영하면서 울컥하는 마음을 잡는 게 힘들었다. 촬영을 하다 보면 그런 순간이 있는데 참는 게 힘들었다"라며 "선배분들에게 조언을 많이 구했다. 그 순간들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라고 회상했다.

 

'배우 특별전' 주인공은 데뷔 33주년 맞은 김혜수


올해의 배우 특별전의 주인공으로는 김혜수가 선정되었다. 데뷔 33주년을 맞이한 김혜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 중 한 명으로 특별전에선 그가 직접 선정한 10편의 작품이 상영될 예정이다. 1993년작 <첫사랑>부터 최근작 <국가부도의 날>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상영될 예정이다.


특별전 '미지의 영화, 광기의 장르'에서는 한국 장르영화를 조명하며 1949년부터 현재까지 장르적인 상상력을 지닌 작품들을 모았다고 한다. 특히 <하녀> <충녀>로 유명한 한국영화계의 거장 김기영 감독의 작품 중 비교적 덜 알려진 작품 <수녀>가 상영될 예정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패밀리 존'과 하드코어한 영화들을 상영하는 '금지구역' 역시 주목할 만한 섹션이다. 더불어 '특별전-웃기는 여자들'은 페미니즘 열풍 속 여자와 웃음의 관계에 대해 조명하는 특별전이다. <아이 캔 스피크>,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 등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개막을 2주 앞당긴 이유에 대해 신철 집행위원장은 "미장센영화제와 기간이 겹치더라. 서로 잘 말해서 해결했다. 개막식 장소를 부천체육관으로 옮긴 이유는 노천 체육관의 경우 비가 오면 플랜B가 있어야 해서 노력과 경비의 낭비가 심하더라. 그래서 안정적인 장소를 택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프로그래머 처우 문제에 대해 신 집행위원장은 "부천영화제가 처음 노조가 생긴 영화제이다. 처음에 와서 보니, 처우가 도저히 못 있을 정도더라"라며 "앞으로 계속 처우가 좋아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처우 개선에 대해 시에서도 많은 협조를 하고 있다. 지금이 과도기라 약간의 이야기는 있지만 긍정적으로 잘 풀려나갈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하였다.

 

올해로 23번째 생일을 맞이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6월 27일 부천체육관에서 그 성대한 막을 올린 뒤 7월 7일까지 11일간 개최될 예정이다. 폐막식은 5일 부천시청 어울마당에서 열린다. 상영은 부천시청 어울마당, 부천시청 판타스틱 큐브,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만화상영관, CGV부천, CGV소풍 등 총 5개소 15개관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부천시청 앞 잔디광장에서도 야외상영이 펼쳐진다.


한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문화체육관광부, 부천시, 영화진흥위원회, 경기콘텐츠진흥원이 후원한다.


[오마이뉴스 - 시민기자]

<사진출처> 연합뉴스